[사랑하는 제자이자 후배에게] N
No.10580767안녕하십니까. 최외출입니다.
건강하게 잘 지내지요?
1학년 학생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한번도 만나지 못해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러나 마음은 늘 함께했습니다.
오늘 내가 글을 통해 사랑하는 여러분에게 전하고자 하는 것은, 2월 1일부터는 영남대학교 총장에 부여된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만나서 얘기 나눌 시간도 없고, 또 환경도 여의치 못해 글을 통해 내 마음의 일부를 전합니다.
영남대 새마을국제개발학과와 학생은 내 인생의 전부라고 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눈물이 어른거립니다.
나와 새마을국제개발학과와의 인연은 197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해 3월, 새마을국제개발학과의 전신인 지역사회개발학과의 새마을장학생 1기생으로 입학하면서 나의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습니다. 가난 때문에 포기했던 대학에 진학해 나처럼 가난했던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더 잘 살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방법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고 공부를 했던 것이 오늘날의 나를 있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나에게 새마을국제개발학과는 어머니 같은 존재입니다.
1984년부터는 모교 강단에 서게 되고, 동료 연구자들과 같이 고민하고 연구하는 기회가 나에게 주어졌습니다. 그리고 2007년부터는 우리나라를, 더 나아가 우리 지구촌의 인류를 좀 더 행복하고 안전한 세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의 근대화, 산업화, 민주화의 초석을 다진 새마을운동을 학문화하고 이를 국제사회와 공유해야 한다는 주장을 본격적으로 공론화했습니다. 그 결과 ‘새마을/국제개발협력’은 학술연구 분야로 공식 인정받았고, 우리 대학도 ‘새마을국제개발학과’라는 공식 명칭으로 인재양성에 매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연유로 나에게 새마을국제개발학과는 자식 같은 존재이기도 합니다.
언젠가는 ‘회자정리’(會者定離)의 순간이 올 것을 알고 있었지만, 철들고 난 뒤 나의 인생에 있어서 모든 것이었던 새마을국제개발학과를 떠나자니 아쉬움이 너무나 큽니다. 이에 떠나기에 앞서 제자이자 후배에게 선생이자 선배로서 몇 가지를 당부하고자 합니다.
첫째, 새마을국제개발학도로서의 자긍심을 잃지 말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배우는 학문은 ‘나 혼자만’ 잘살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나와 우리 모두’를 잘살게 하자는 큰 포부를 지닌 학문입니다. 대학(大學)은 글자 뜻 그대로 ‘큰’ 학문을 배우는 곳입니다. 매일 아침 교내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교가 가사처럼 “겨레를 위해 인류를 위해” 배우고 실천하는 “새역사의 창조자”가 바로 여러분 자신이라는 것을 되새기며 스스로를 자랑스러워 하기 바랍니다.
둘째, 기회를 준비하기 바랍니다. 내가 평소에 학생들에게 항상 말했듯이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의미 있다”는 것을 잊지 말기를 바랍니다. 이미 알고 있겠지만, 해외자매대학에 우리의 고유한 새마을학과를 수출한 대학은 세계에서 우리 영남대학교뿐입니다. 그 자랑스러운 일을 우리 새마을국제개발학과 교수와 새마을학을 연구하는 동료 연구자들이 해낸 것입니다. 필리핀과 캄보디아에 이어 인도네시아. 탄자니아, 잠비아, 르완다, 에티오피아 등 10여 개 국가에서 대학에 새마을국제개발학과의 설치를 요청해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새마을운동의 가치와 새마을국제개발의 필요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이 높아지고 수요도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새마을국제개발학을 전공한 학생에게는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열릴 것입니다. 지금부터 준비하십시오. 스스로 전문성을 맘껏 펼쳐 세상을 이롭게 할 그날의 주인공이 되기를 바랍니다.
셋째, 정의를 실천하는 지식인이 되기를 바랍니다. 머리로 아는 것을 몸으로 실천하고 나와 주변에 밝고 바른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불의를 보고도 모른 척 외면 하고 지나친다면 그것은 실천하는 지식인이 아닙니다. “어둠과 거짓 물리치려고, 밝음과 참됨 가르치시네”라는 우리 교가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뭉클하고, 그 가르침을 따르기 위해 노력하는 젊은이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사랑하는 새마을국제개발학과 졸업생과 재학생 여러분, 지난 37년 동안 나는 꿈을 안고 우리 학과에 입학한 학생들에게 더 큰 희망을 심어주고자 최선을 다했지만 아쉬움도 적지 않습니다. 더 많은 학생들과 밥도 같이 먹고, 속 깊은 이야기도 나누고 싶었지만, 이러저러한 환경으로 그러지 못했던 것이 무척 아쉽습니다. 특히 지난해 입학한 학생들과는 예기치 못했던 코로나 상황 때문에 제대로 얼굴을 마주할 기회조차 없었던 점은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그렇지만 영남대학교라는 울타리 안에 함께 있을 시간이 더 주어진 만큼 나와 학생들이 만날 수 있을 뿐 아니라 항상 여러분들을 응원하며 지지하겠습니다. 여러분들도 내가 제16대 영남대학교 총장으로서의 직무를 책임있게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응원해주기 바랍니다.
‘회자정리’이면 ‘이자정회’(離者定會) 라고 했습니다. 새마을국제개발학도와 나의 인연은 새마을국제개발학과의 이름으로 계속될 것입니다. 그리고 함께 공부한 학생이 있어서 나는 참으로 부자이고 행복한 사람입니다.
끝으로 학과 교수님들의 지도를 잘 받고, 선배와 동료들과의 교류도 진정성 있게 많아 나누기 바랍니다.
내가 힘들 때 나를 다스린 말을 소개합니다. ‘나에게 찾아온 시련은 나를 강하게 단련시키고, 내일의 꿈과 희망은 내 마음을 움직이고 하고 행동하게 한다’는 말입니다.
건강을 잘 지키면서 뜻하는 목표를 꼭 성취하여, 개인적으로도 성공하고, 사회에도 공헌하는 인재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2021년 1월 29일
새마을국제개발학과 교수 최 외출 드림